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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장기 제로금리와 글로벌 기준금리 사이의 괴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기준금리가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은행(BoE)이 주요 보조 축으로 참여하면서, 세계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이들 기축국의 통화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구조를 형성했다. 이른바 글로벌 기준금리 동조화 현상은 이러한 구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그러나 이 흐름에서 일본은 예외를 만들었다. 일본은행(BOJ)은 1990년대 이후 장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금리를 도입했고, 그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저금리 기조를 고수해왔다. 특히 2016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 제어(Yield Curve Control) 정책까지 도입하면서, 일본은 글로벌 금리 흐름에서 명확히 이탈한 모습을 보였다.일본의 장기 제..

글로벌 기준금리 동조화가 낳은 메커니즘

국제 금융 질서에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단순한 ‘국내 정책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축이자, 각국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선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신흥국은 반복적으로 자본유출, 통화가치 하락, 외채위기라는 고통스러운 후폭풍을 경험해왔다.이러한 현상은 단지 우연의 반복이 아니다. 글로벌 기준금리 동조화라는 보이지 않는 금융 메커니즘이 미국의 금리 변동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파하면서, 통화정책 자율성이 부족한 신흥국들에게 구조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경향을 강화해왔다. 동조화의 논리는 금리 수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 투자 흐름이 ‘미국 중심’으로 수렴한다는 데 있다. 볼커 쇼크 이후 중남미 위기의 원형19..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글로벌 금리 동조화의 특이점

2020년 초, 인류는 전례 없는 보건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단순한 전염병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 전체를 마비시키는 수준의 충격을 불러왔다. 이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신속하게 금리 인하 및 유동성 공급 조치를 단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신흥국 대부분은 극단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동시적으로 낮추며 전례 없는 ‘글로벌 금리 동조화’를 경험하게 되었다.그러나 이 시기의 금리 동조화는 과거 위기 시기와는 다른 특징을 지녔다. 2008년 금융위기 때의 통화정책 협조가 ‘시장 중심적 위기’에 대한 반응이었다면, 2020년의 동조화는 비경제적 요인인 감염병이라는 외부 충격에 대한 통화정책의 실험적 대응이었다. 게다가 정책 속도, 형태, ..